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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ow are you?

기분 더러워서 작성

 관상이 관상이라는게 과학이 맞는건지 N번방 운영자 사진을 보고 기분 존나 더러워져서 배설을 위해 작성한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10년정도 된 이야기이지만 생각날때마다 치가 떨리고 누구한테 말하기도 힘들고 좆같아서 그 때 당시 말고는 제대로 이야기해본적이 없는데 이대로 지나가면 오늘 하루 동안 기분이 개 엿 같을 것 같아서 쓴다. 

 나는 고딩때 스토킹을 당한적이 있는데 지금도 썩 볼만한 외모는 아니지만 그때도 비슷했다. 그니까 이뻐서 당한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얘길 하면 너가? 하면서 우습게 보는 종자들이 있는데 시체도 강간하는 놈들이 있는데 이상 성욕에 외모가 어디있을까? 쓰면서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데 존나 좆같다. 리눅스 명령어도 안쳐지고 혈압오르니까 그냥 쓴다. 그 때 걔는 지금 사진 뜬 놈들을 닮았다. 눈 작고, 키 크고, 운동을 했었다.

 그럭저럭 알고지내는 오빠였다. 나는 이성관계에 무지했고 별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남자를 사랑해본적도 없었고 사람을 철저히 믿지 않던 시기였다. 근데 걔는 갑자기 나타나 그 더러운 마음을 사랑이라고 하면서 나를 짓밟았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나는 그 때 고아라 폰을 썼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핸드폰이 꺼져있었다. 하루 종일 켜두어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폰이였는데 새벽 내내 그 사람한테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문자는 말도 못하게 왔다. 주로 5단 공격이였다. 학교가 끝날 시간이 되면 왜 연락을 안받니, 두시간 정도 지나면 나에 대한 분노로 점철된 메세지, 두시간정도 지나면 우리 집에 쫓아오겠다는 메세지, 두시간정도 지나면 제발 연락좀 받아달란 메세지, 아침이 되면 미안하다며 다신 연락을 안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루틴은 하루가 멀다하고 이루어졌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경찰서 앞에서 보냈는지 모른다. 내 부모님은 나약했고 나를 지켜줄 여유가 없었다. 하루하루 그 새끼한테 영혼을 뺏기는 느낌이였다. 처음에는 울고 빌면서 제발 그만해달라고 했지만 그럴수록 걔는 더욱 더 기세등등해졌다. 아는 친구들에게 말하니 무시하라고 해서 무시했더니 우리집 근처를 맴돌았다. 나는 지킬 것이 많았다. 내 가족을 지켜야했고 내 학교 생활을 지켜야했고 삶을 지켜야해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지금도 구글에 내 정보를 남기지 않는 좋은 습관이 있는데 그 때 굳혀졌다. 걔는 내 신상을 마구잡이로 인터넷에 올렸고 난 틈만 나면 사이트 운영자들한테 나를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덕분에 그 당시 20대 후반 30대 초반이였던 아저씨들이 나를 오지게 지켜줬다. 아직도 감사하고, 고맙다. 걔는 결국 내가 다니는 학교에 연락했고 솔직히 그때는 잘 기억이 안난다. 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 모르겠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웃긴건, 공권력이 개입하니 그 새끼는 틈만나면 나한테 빌었다. 친가의 도움으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그 새끼를 고소했다. 그러니까 걔는 끊임없이 내게 메일을 보내서 거짓된 잘못을 고했다. 난 무시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 용서해달라고 내게 이야기했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는데 용서해야했다. 지금도 스토킹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데 10년 전은 말해봤자 입아프다. 가족들조차 상처받은 나보다 그 남자애의 인생을 생각해주는데, 그걸 사랑이라고 포장하며 그런 남자도 있는거라고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었을까.

 지나와 생각해보니 그때 난 참 어렸고, 그 새끼는 참 나쁜 새끼였다. 그런데 더 웃긴건 그 끔찍했던 모습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인다는 것이다. 대학에 와서 내 카톡 프사를 캡쳐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적도 있고, 지가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친절히 대하기를 원하는 놈들도 많았고 그 쓸데없는 자존심을 위해 억지로 스킨쉽을 하는 개쓰레기들도 개 많았다. 즐거운 사실은 단 한 사람도 그걸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한 이 년 후였나. 걔는 나한테 자기가 갱생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메일을 보냈다. 나는 몇 년 동안 쓴 아이디를 삭제했다. 그런데 아직도 그 메일 전문은 내 기억속에 남아서 가끔 나를 미치게 한다. 하나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새끼의 이름, 나이, 얼굴, 특징, 병신같은 점 까지. 지금도 그 트라우마 때문에 미칠 것 같다. 

 N번방 뉴스를 보면서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점이다. 그때 난 어른인지 알았는데 아니였고 결국 어른의 도움으로 벗어났다. 나는 운이 좋은거였다. 신상이 퍼졌지만 겨우 신상이였고 지금처럼 SNS가 활발하지 않아서 잘 수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피해자들은 아니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보다 더 큰 감정들을 가지고 간헐적으로 밀려오는 미친 기억들을 버티면서 살아야하고 어른이 아닌데 어른으로 보는 로리충 새끼들때문에 자책도 해야한다. 어떻게 변하는 건 없이 안좋아지기만 하는건지 제발 다 뒤졌으면 하는 심정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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